1/23/2011

낮은 자존감이 신앙에 미치는 영향과 치유방안 3


낮은 자존감이 신앙에 미치는 영향과 치유방안 3.  박노권 (목원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3. 낮은 자존감과 신앙과의 관계 
이렇게 형성된 낮은 자존감은 삶의 순수한 동기를 파괴하며,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마비시키고 꿈을 파괴할 뿐 아니라, 육체적-정신적 질병을 초래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존감은 신자의 참된 신앙생활을 방해하고 하나님을 위한 사역을 방해하는 부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자들은 이것을 자신의 신앙심이 부족하거나 노력이 부족해서, 혹은 죄를 회개하지 않는데서 오는 문제라고 생각하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율법적인 종교행위나 회개 등에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므로 정서적으로 안정된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낮은 자존감이 어떻게 신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관계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1)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의 하나님 인식 
낮은 자존감이 신앙발달에 있어 영향을 주는 가장 큰 부분은 하나님을 왜곡되게 인식하는데 있다. 하나님 인식에 대한 오해는 어린 시절 부모의 양육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그 이유는 부모가 하나님의 그림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씨맨즈 목사의 지적처럼, 부모로부터 받은 대우에 따라 성인아이의 하나님 상은 사랑이 많고 자비롭고 선하신 분, 믿을 수 있는 분, 거룩하고 공평하신 분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는가 하면, 무관심하거나 잔인하고 용서할 줄 모르는 분, 비판하고 불공평하신 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새겨질 수 있다. 낮은 자존감이 그 인격 속에 형성되어진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나, 자신을 받아준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들이 경험하는 죄의식을 마치 하나님께로부터 온 정죄처럼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자신의 낮은 자존감이 원인이 되어 스스로를 정죄하고 상하게 하는 자신의 느낌과 생각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팀 슬레지는 아버지에 대한 관념이 어떻게 하나님에 대한 인상에 영향을 주는지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나는 하나님에 대한 나의 관념이 아버지에 대한 관념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내 아버지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사실 그는 하나님을 깊이 사랑했고 나를 깊이 사랑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삶 속에서 해결되지 않은 몇 가지 정서들로 인하여 아버지는 나의 가치에 대해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 어떤 경우에 아버지는 나를 크게 칭찬했으며 내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일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쨌든 나는 하나님을 절대로 기쁘게 해드릴 수 없는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신학교에 다니면서 나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용납하시고 용서하시는 분이라고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마음속으로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버지의 경험을 통하여 하나님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수치심을 느꼈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2) 낮은 자존감과 완전주의 신앙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자존감의 근거를 외부적인 요인에서 찾으려 한다. 어떤 뛰어난 행적을 통해 인정을 받는다던가, 남들보다 성경의 규칙들을 더 잘 순종함으로 인정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은 봉사와 철저하게 성경의 말씀들을 삶에 적용하려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정을 받기 위함이다. 그러나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 이것은 자신의 자존감을 위협하므로, "좀더 열심히"라는 상향적인 신앙관을 가지게 된다. 이는 그 사람 안에 완전주의적인 신앙관을 형성해서 항상 자신이 도달할 목표 이상의 기준을 제시함으로 절망과 죄책감을 경험하게 한다. 

이렇게 볼 때 낮은 자존감이 신앙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상 어린 시절 받은 상처에 대한 방어기제라고도 볼 수 있다. 정당한 정서적 요구가 계속적으로 좌절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상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적당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사고 속에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사고의 왜곡을 익히게 된다. 에론 벡(Aaron Beck)은 이렇게 사회적 적응을 어렵게 만들며 마음에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감정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들을 "왜곡된 사고"로, 엘리스(Albert Ellis)는 "비합리적 사고"라고 부른다. 애론 벡에 의하면 사람들이 우울해진다거나 불안해지는 것은 대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사고의 왜곡에 빠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우울하니까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하지만, 애론 벡은 비관적인 생각을 하니까 우울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비난의 느낌과 사고의 왜곡으로 말미암아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경직되어지고 완전주의자가 되어 계속적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결과를 되풀이하게 된다. 

이처럼 낮은 자존감은 사고의 왜곡을 불러와 모든 사건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며, 결국 하나님에 대한 그릇된 인식으로 인해 신앙생활도 강박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러한 강박적인 관념에 의한 신앙생활은 남들보다 성경을 많이 읽고 기도를 열심히 하거나 봉사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들은 자유함이 없으며 "아직도 부족해"라는 완전주의적 신앙을 갖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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